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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대만 여행 (2) – 가오슝

지난 글(2015 대만 여행 (1) – 여행 계획과 필수 정보)에서는 대만 여행의 전반을 다뤘고 이번 글부터는 각 지역별 정보를 다루려 한다. 첫번째 지역으로 가오슝(카오슝 / 高雄 / Kaohsiung)을 소개하려 한다.

# 타오위안 공항에서 새벽 버스로 가오슝 가기

나는 토요일 새벽 12:05에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다. 미리 인터넷에서 찾아본 타오위안 공항에서 유버스(U-bus)를 타고 가오슝에 가는 방법이 적힌 글을 보고 UBUS를 타려고 했으나 매표소는 문을 닫았고 아래와 같은 안내문구가 있었다.

U-bus 1627 to Jung-Li transfer station schedule:
@Every hour from 12 mid-night to 4 a.m. :
Depart from T1 on the hour, arrive T2 at 05 every hour.
Passengers arriving at Jung-Li can transfer to Taichung, Tainan, and Kaohsiung. There is not booking service in the midnight ; please dial 0925-981716 to Jung-Li transfer station to certify boarding time and pre-book seat, and buy the ticket when arriving at the station.

UBUS

U-bus 1627을 타고 중리(中壢 / Jung-Li) 환승역에 가서 타이중, 타이난, 가오슝으로 환승 할 수 있다는 건데 전화해서 좌석을 확인하라고 써있다. 통화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 하고 일단 1627 버스를 탔다. 따로 돈을 받지는 않았다.

U-bus 1627

 

중리에 도착해서 가오슝 가는 표를 샀고 가격은 NT$405 였다. 가오슝 가는 버스의 좌석은 넓고 편했으며 USB 충전 포트까지 제공된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니 가오슝에 도착했다.

버스는 가오슝에서 몇군데 정차를 하며 가오슝 메인 스테이션과 가까운 곳(구글맵 링크)에도 정차를 한다. 버스를 언제 내려야 할지 걱정된다면 MAPS.ME 와 같은 오프라인 지도 앱으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고 내리면 편리하다.

U-bus 가오슝 도착 위치

 

# 가오슝 지하철(Kaohsiung MRT)

가오슝의 지하철 카드는 이지카드(悠遊卡 / EasyCard)가 아닌 iPass 라는 것을 사용한다. 지하철의 인포메이션 부스에서 원 데이 패스(One Day Pass) 카드를 만들 수 있다. 가격은 NT$250(카드값 NT$100 + 1-Day NT$150) 이었고 카드는 환불이 안된다. 2-Day는 NT$250(카드값 별도) 이다. 자세한 가격 정보는 KRTC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하다.

가오슝의 지하철은 레드선과 오렌지선 2라인으로 ‘Formosa Boulevard역’이 유일한 환승역 이다. Formosa Boulevard역은 가오슝역(가오슝 메인 스테이션 바로 옆)과 한 정거장 차이로 겨우 800m 떨어져 있어서 걸어가도 충분한 거리이다. 때문에 숙소를 잡을때 가오슝역 보다는 Formosa Boulevard역 가까이 하는 것을 추천한다.

Formosa Boulevard

가오슝 지하철 매너

 

# 리엔츠탄(연지담) / 蓮池潭 / Lotus Pond

둘레가 3km 가 넘는 호수공원이다. 땡볕에 1시간 넘게 호수를 한바퀴 돌았더니 대만 온 첫날부터 살이 까맣게 타버렸다. 뜨거운 낮이어서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고 한적했다.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들이 많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야경도 멋진 곳 같다. 호수를 한바퀴 돌고 점심을 먹으러 딘타이펑(구글맵 링크)까지 약 2km를 또 걸어갔다.

로터스 연못 / 蓮池潭 / Lotus Pond

로터스 연못 / 蓮池潭 / Lotus Pond

로터스 연못 / 蓮池潭 / Lotus Pond

로터스 연못 / 蓮池潭 / Lotus Pond

– 리엔츠탄 관광 정리

호수를 걸어서 한바퀴 도는데 최소 1시간은 걸린다. 자신의 체력을 점검하자. 자전거와 스쿠터 같은 이동수단을 대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호수를 돌고나서 바로 반납할 수 없다면 이동수단도 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자. 나는 야경을 못봐서 모르겠지만 낮과 밤중 언제 갈지도 선택하자.

 

# 치진 / 旗津 / Qijin

치진을 가기 위해서는 오렌지선 Sizihwan역에 내려서 Gushanlundu Station에서 페리(ferry)를 타고 10분쯤 가면 도착한다. 페리를 타는 가격은 편도 NT$15 였다.

google_map_Qijin

페리에서 내리면 바로 시장 입구가 나온다.

치진은 해산물이 유명하다기에 해산물을 직접 골라서 주문하는 큰 가게에서 먹어보려 했지만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 모르겠고 범상치 않은 해산물이 많아서 포기했다. 대신 사탕수수 음료를 마셔봤는데 설탕보다는 몸이 건강할 것 같은 풀 맛으로 추천은 못하겠다.

시장을 지나 해변까지 걸었다. 치진 해변은 넓고 깨끗했다. 날씨는 더웠지만 아직 5월은 해수욕 시즌이 아닌지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해변 구경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해변 가까이에 있는 Qijin Fisheries Market(旗津區旗后攤販臨時集中市場)라는 큰건물내 시장도 구경했다.

치진 / 旗津 / Qijin

치진 / 旗津 / Qijin

치진 / 旗津 / Qijin

– 치진 관광 정리

해변의 길이만 2km가 넘기에 치진구 전체를 걸어서 보는건 쉽지 않다. 샌달이나 수건이 준비되어 있다면 해변에 발을 담그는 정도의 물놀이도 좋을 듯 하다. 비키니를 입고 다니기는 어려운 가족 물놀이 분위기의 해변이다.

아마 치진은 가오슝 여행 코스에서 자연스럽게 포함 될 것이다. 왜냐하면 대만에서 최고로 맛있는 생망고빙수를 파는 ‘하이즈빙(해지빙) / 海之冰’이 치진 가는 페리를 타는 곳 근처이기 때문이다. 망고빙수를 먹는 것과 치진을 가는 것을 같이 묶어서 여행 계획을 세우자.

 

# 산둬 쇼핑 지구 / 三多商圈車站 / Sanduo Shopping District

가오슝 최대의 쇼핑 지역으로 FE21(高雄大远百), SOGO(健身世界) 백화점이 있고 대만에서 2번째로 높은 빌딩인 ’85빌딩(高雄85大樓觀景台)’이 있는 곳이다. 번화가이니만큼 중화통신이 근처에 있어서 이때 심카드를 구입했다. 스타벅스에서 휴식을 취한 후 딱히 쇼핑할 것은 없었기에 백화점만 간단히 구경했다. 85빌딩은 전망대에 올라갈 생각이 없었기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산둬 쇼핑 지구 / 三多商圈車站 / Sanduo Shopping District

산둬 쇼핑 지구 / 三多商圈車站 / Sanduo Shopping District

– 산둬 쇼핑 지구 관광 정리

글자 그대로 쇼핑 지구이니만큼 쇼핑이 목적이 아니면 특별한건 없다. 85빌딩과 쇼핑에 관심이 없더라도 이곳을 여행 코스에 넣을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극품돈골납면(極品豚骨拉麵)이라는 맛집이 있다. 그리고 카이쉬엔 야시장, 진쭈안 야시장을 가기전에 들렸다 가는 코스로 잡으면 좋다.

 

# 카이쉬엔 야시장 / 凱旋觀光夜市 / Kaisyuan Night Market
진쭈안 야시장 / 金鑽觀光夜市 / Jin-Zuan Night Market

원래 가오슝에서 유명한 야시장은 ‘육합관광 야시장(六合觀光夜市場)’ 이다. 그런데 카이쉬엔 야시장과 진쭈안 야시장이 요즘 뜨고 있는 야시장이라는 정보를 찾았다. 그리고 이 두 야시장은 바로 옆에 붙어 있어서 한번에 두군데의 야시장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육합관광 야시장을 포기하고 카이쉬엔/진쭈안 야시장을 선택했다.

google_map

Kaisyuan역에 내려서 걸어서 갔다. 야시장 셔틀버스가 있다고 하는데 방법을 몰랐고 어차피 역에서 야시장까지 약 600m 정도밖에 안되길래 걸어서 갔다.

먼저 가까운 카이쉬엔 야시장부터 구경했다. 야시장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담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동영상을 많이 찍었다. 다양한 먹거리가 넘치고 사람들이 북적되었다. 그중 가장 놀랐던 점은 야바위가 엄청나게 많다는 것이다. 먹거리가 절반 야바위가 절반이라고 해도 될 정도다. 먹거리는 많았지만 무엇을 먹어볼까 고민만 하다가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다음으로 진쭈안 야시장을 갔는데 신생 야시장이어서 그런지 매장이 들어서지 않은 곳이 많았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카이쉬엔 야시장에 비해서 볼거리는 없지만 바로 옆에 붙어있으니까 가볍게 둘러보는 정도로 하자.

카이쉬엔 야시장 / 凱旋觀光夜市 / Kaisyuan Night Market

카이쉬엔 야시장 / 凱旋觀光夜市 / Kaisyuan Night Market

카이쉬엔 야시장 / 凱旋觀光夜市 / Kaisyuan Night Market

카이쉬엔 야시장 / 凱旋觀光夜市 / Kaisyuan Night Market

– 카이쉬엔/진쭈안 야시장 관광 정리

가오슝의 육합관광 야시장은 내가 가지 않았기에 비교할 수는 없다. 대신 대만의 다른 지역 야시장과 비교 했을 때 확실히 색다른 문화를 가진 야시장이다. 예로 타이베이시의 야시장은 너무 현대화 되었다. 그에 비해 가오슝의 야시장은 온갖 야바위가 성행하고 짧은 옷을 입고 마작을 하는 여자 딜러들도 있는 등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기에는 약간 퇴폐(?)적인 또는 촌스러운(?) 분위기이다. 위 사진에 보이는 미니카 경주만 해도 다른 야시장에서는 볼 수가 없다. 가오슝의 야시장을 못봤다면 대만의 야시장 문화를 안다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 가오슝 맛집

– 하이즈빙(해지빙) / 海之冰

앞서 언급했듯이 치진행 페리를 타는 곳 근처에 있는 빙수집이다. 생망고빙수의 가격은 1인분에 NT$60이며 아래 사진은 2인분이다. 맛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어차피 망고빙수라는 생각에 큰 기대 없이 한입 먹은 순간 육성으로 감탄했다. 더 시켜 먹고 싶었지만 어차피 대만의 3대 망고빙수도 먹을 예정이라서 무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건 나의 엄청난 판단 착오였다.

몇일 후에 대만의 3대 망고빙수중 하나인 스무시 망고빙수를 먹고나서 크게 실망했다. 그냥 프렌차이즈의 망고빙수일 뿐이었다. 대만의 3대 망고빙수에 실망한 이후로 더는 망고빙수를 사먹는건 무의미하다 느껴서 사먹지 않았다. 가오슝에 있었을때 20인분을 먹었어야 했는데 후회가 막심하다.

하이즈빙 생망고빙수 >>>>>>>>>> 넘사벽 >>>>>>>>>> 대만 3대 망고빙수

생망고빙수는 겨울에 팔지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이점에 유의하자. 망고가 아닌 다른 과일빙수도 맛있다고 한다. 영업은 밤늦게까지 한다. 나는 밤 11시에 먹었다.

생망고빙수 - 하이즈빙(해지빙) / 海之冰

하이즈빙(해지빙) / 海之冰

– 극품돈골납면 / 極品豚骨拉麵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배짱이의 대만여행스토리 – 가오슝 맛집 강추! 시원하고 개운함을 맛본 몐, 마랄납면 麻辣拉麵‘이라는 글에서 발견한 맛집이다. 메뉴를 봐도 뭔지 잘 모르기 때문에 대표(極品豚骨拉麵, NT$80) 메뉴 한개와 매운거(麻辣拉麵, NT$75) 한개를 시켰다. 메뉴를 보니 極品豚骨는 냉면(涼, 서늘할 량)을 선택할 수 있는 것 같다.

맛은 고소한 고깃 국물의 수제 라면 맛? 여튼 무척 맛있어서 국물까지 다 마셨다. 가격도 저렴하다. 이정도 가격에 맛있는 집을 타이베이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우므로 가오슝에 있을때 많이 먹길 바란다.

극품돈골납면 / 極品豚骨拉麵

극품돈골납면 / 極品豚骨拉麵

극품돈골납면 / 極品豚骨拉麵

극품돈골납면 / 極品豚骨拉麵

 

# 가오슝 관광 총평

원래 계획은 가오슝에서 1박 후 다음날 오후 늦게 화롄으로 출발하는 것이었으나 기차표 매진으로 인해 다음날 아침 일찍 화롄으로 떠났다. 여행을 마치고 생각해보니 가오슝에서 1박만 하기에는 아쉬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행 일정상 여유는 없었다.

타이베이에 비해서 가오슝의 음식값이 훨씬 싸다. 가오슝에 있다가 타이베이를 가니까 부자에서 거지가 된 기분이었다. 볼거리는 타이베이가 훨씬 많지만 여유롭게 대만의 문화를 느끼기에는 가오슝이 좋았다. 가오슝이 우리나라의 부산과 비슷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일본의 하코다테와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어쩌면 모두 같은 항구도시이기 때문일까?

다음에 대만에 간다면 가오슝 직항을 타고 2박 3일 이상 머무르고 싶다. 치진의 밤이 궁금하고, 대만 최대의 사찰인 불광산(佛光山)도 보고 싶고, 아이강 찻집(愛河喫茶館)에서 여유롭게 커피도 마시고 싶다. 물론 생망고빙수 20인분도 먹어야겠지.